해학 유머 50

저승빚

저승빚 옛날 어느 곳에 벼슬하다 물러난 대감이 하나 살았다. 그런데 이 대감이라는 사람, 욕심 사납기가 놀부 뺨 칠만 하다. 자기 곳간에 볏섬이 넘쳐 나도 남의 씨나락 됫박을 탐내는 위인이니 할말도 없다. 욕심만 많은 게 아니라 엉큼하기로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이다. 벼슬할 때 백성들 등쳐 먹은 데 이골이 나서 얼렁뚱땅 어르고 속여서 남의 것 빼앗기를 밥 먹듯 한다. 이 대감이 사는 마을에 가난한 농사꾼이 하나 살았는데, 한해는 흉년이 들어 집에 곡식이 아주 씨가 말랐다. 봄이 돼서 밭에 씨를 뿌려야겠는데 당최 뭐가 있어야지. 사람 먹는 곡식은 둘째치고 씨 뿌릴 곡식도 없는 판이다. 할 수 없이 대감 집에 찾아갔다. 『대감님, 밭에 뿌릴 씨앗이 없어서 그러니 수수 한 말만 꾸어 주십시오. 가을에 거..

해학 유머 201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