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용산서당 향례
산청군 오부면 중촌리에 용산서당이 있습니다.
오촌 홍성해(梧村 洪成海). 돈암 홍대해(遯菴 洪大海). 우봉 홍기범(牛峰 洪箕範) 선생 삼현(三賢)이 은거하며 학문을 연마하던 곳에 세운 서당으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0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향례가 있어 소개해 봅니다.
▷위치
▷용산서당 향례 (2024. 5. 5.)
산청군 오부면 중촌리에 용산서당.
원래 오촌, 돈암, 우봉 세분을 기리는 용산재(龍山齋)라는 재실이었지만 뒤에 서당의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추정되며, 상량문기에 의하면 1800년대 중반 건물임을 알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문은 우측의 측문이며, 정문은 사진상 좌측에 보이는 건물에 있습니다. 정면의 공간이 정문을 촬영하기에는 좁습니다. 건물의 배치는 서당과 사당을 일축선상에 배치하고 담장을 두른 형식입니다.
사당은 내부 담장을 두고 내삼문을 시설하였습니다.
서당은 정면4칸, 측면 2칸 규모로 전면에 퇴칸(다음 사전에 퇴칸이란 용어가 검색되지 않는다. 마루로 생각하면 되겠다.)을 둔 전퇴집이며, 실(室)은 가운데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 각 1칸에 방을 들였다.
보 위에 세워 도리를 받는 부재인 대공을 포로 꾸민 고급 의가구기법을 보이고 있으며, 가로재인 인방재 사이의 벽체에 세우는 벽선을 많이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상 현지 안내문에서 발췌>
<오촌 홍성해 선생>
º 조선 선조조, 무인생으로 남양홍씨 24세손이다.
º 7세에 詩作(門客),
º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20세에 의병 6~7백여명을 모아 의병활동을 하였으며 군량미 700여석을 헌납.
º 35세에 관직에 나아가기를 권유받았으나 사양
º63세(1640년 경진)에 회인현감에 보임
º 1646년 69세의 일기로 돌아가심
º 현 대구시 망우당공원 영남호국 충의단에 위패를 모시고 있음
º 축문에 의탁충의 모집향용 차절요충 보장강호 (義卓忠懿 募集鄕勇 遮截要衝 保障江湖)로 칭송된다.
<돈암 홍대해 선생>
º 선조조, 경진생 남양홍씨 24세손
º 효성이 지극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오부면 왕촌리 입구 인풍정에 정려비가 있음
º 축문에 사친진효 연호감동 예묘성례 의감후생 (事親盡孝 鳶虎感動 廬墓誠禮 宜鑑後生)로 칭송된다.
<우봉 홍기범 선생>
º 광해조 무오생, 남양홍씨 25세손
º 5세에 춘연(春鷰/제비연), 6세에 도화(桃花)를 작시(作詩)하고 16세에 우민당(尤悶堂) 박선생 문하에서 수학하였으며 남명집에 사숙인으로 등재되어 있음.
º축문에 학독성경 적회임천 초수극기 학오행고(學篤誠敬 迹晦林泉 初遂克己 學奧行高)로 칭송된다.
2024. 5. 5.
지난해 향례를 지낼때도 비가 왔었는데 올해도 비다.
봄비로 덕담을 나눈다.
집례가 개자를 아뢰고,
제관들이 의복을 정제한 후 향례를 시작한다.
참례자 상호간에 상읍을 하고,
향사 일정과 오늘 향사를 모실 삼현에 대해 설명한다.
오늘은 홍씨 집안 여러분과 산청향교. 단성향교 유림 등 약 30여명이 참석하셨다.
집사분정은 향사(享祀) 있어서 각 제관들의 역할을 나누는 일로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향사일 이전에 누가 어떤 역할을 할지 의논하여 개인에게 통지하며 이 통지문을 망기(망권, 망지 등)라 하는데 문중에 따라서 생략하고 협의하여 결정하기도 한다,
직일(直日)의 임무가 뭔지 몰라 인터넷 상에서 검색하니 숙직이나 일직을 하는 날로 나오는데 이는 원하는 답이 아닙니다.
직일의 정확한 임무가 무었인지 잘 모르겠으나 향사일 당일 소임을 맡은 분으로 실제 행하는 일은 집사분정을 쓰는 일인것 같습니다.
집사분정을 작성하는데 일반적으로 약 30분 정도 소요되며, 글씨를 쓰는 속도에 따라 가감될 수 있습니다.
집사분정을 다 쓰고 난 후에 창방(집사분정 내용을 읽어 참례자에게 알리 일)의 절차를 갖는다.
三賢祀 享禮 執事 分定
初獻官 儒學 趙穩煥
亞獻官 儒學 金允判
終獻官 儒學 金州賢
執禮 (以下 儒學 省略)成顯基,
祝 金秉直,
贊引 曺相壽 , 奉香 朴眞基, 奉爐 金容圭, 封爵 河日逵, 奠爵 洪卓奎, 司尊 孫炳宰, 陳設 洪希澤, 贊唱 文炳國, 學生 洪根佑, 權載好, 徐廷現
原
甲辰 三月 二十七日
분정순서에 따라 재실로 이동하기도 하고, 초헌관께서 제물 진설이 제대로 되었는지 둘러보고 난 뒤에 다시 창방을 하고 그 순서에 따라 재실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서당 뒷편에 삼현사가 있습니다.
지난 해에도 비가 왔었는데 올해에도 비가 옵니다. 많은 비는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삼현사 현판.
3분의 신위를 모시고 오늘 향사(享祀 /제사를 올리는 일)를 진행합니다.
맨 좌측부터 오촌 홍성해(梧村 洪成海). 돈암 홍대해(遯菴 洪大海). 우봉 홍기범(牛峰 洪箕範) 선생 순입니다.
일반 향교에서는 가운데 공부자 위패를, 양쪽 안자, 증자, 자사, 맹자의 위패를 모시고(배향위), 그 뒷편에 송조 및 아국의 현사들 위패를 모시는데 이 자리를 종향위라고 합니다.
제례 절차는 집안에 따라 그 절차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큰 흐름은 같습니다.
헌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망료례 순서로 진행됩니다.
행사 진행 시나리오를 홀기라 하며, 행사 진행을 맡은 사회자를 집례라고 합니다.
제관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분으로는 알자와 찬인이 있습니다. 알자는 초헌관을, 찬인은 아헌관, 종헌관, 축관을 안내하나 알자와 찬인을 한 분으로 정하여 헌관을 안내하기도 합니다.
(대)축은 생각보다 하는 일이 많습니다. 개함.개독, 향촉 등과 헌폐례시 폐(비단)를 (초)헌관에게 전하고 다시 받아 신위전에 올리는 일, 초헌례시 독축, 음복례에서 봉작,전작의 역할을 하고, 망료례에서 축문과 폐를 불사르는 역할을 합니다.
그외 행사 보조자로서 향과 향료와 관련 봉향(향합), 봉로(향로)가 있고, 술을 따르고(사준), 전달하는 좌우 집사(봉작/헌관에게 잔을 드림, 전작/ 헌관으로 부터 잔을 받아 신위전에 올림), 세분화된 한 단계마다 행사가 종료되었음을 복창하여 알리는 찬창 등등이 있음을 기억하면 행사진행을 이해하는데 쉽습니다.
석전대제에서는 4배를 하고, 일반 서원 등의 향사에서는 재배를 한다.
홀기의 내용 중, 개입(皆入)에서 개자는 다. 모두라는 뜻이므로 모두 들어오라는 말이고, '개 재배' 하면 모두 재배하라는 소리입니다,
계(階)자는 섬돌 계자다. 돌계단을 생각하면 됩니다. 승(陞 / 升)자는 오른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승계는 계단을 오르라는 말이 됩니다.
관세위(位)는 제관이 손을 씻도록 마련한 곳, 관수세수는 손을 씻고 수건에 닦으라는 말입니다. 관(盥)은 대야, 세(帨)는 수건입니다. 씻을 세(洗)자와는 다름을 기억하심이 좋습니다.
집홀과 진홀이란 말도 있습니다. 집(執)홀은 홀을 잡으라는 말이고, 진(搢)홀은 홀을 꽂으라(관복에 홀 꽂는 곳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궤(跪)와 부복(俯伏)이 있습니다. 궤는 꿇어 앉는다는 말이고, 부복은 업드려 머리를 숙인다는 뜻으로 궤의 상태에서 업드려 머리를 숙이면 됩니다. 참고로 비슷한 말로 국궁이 있는데 이는 선채로 두손을 모으고 상체를 활처럼 앞으로 숙이면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절을 할 때 국궁-궤-진홀-배-흥-....의 순서로 진행되며, 부복 - 흥-평신의 순서로 일어서게 됩니다.
사배를 할 때 엎드리는 것은 배(拜), 상체만 일으키는 것을 흥(興), 평신(平身)은 본래의 자세(절하기 전 선 자세)로 되돌아 옴입니다.
홀기의 내용 중 '알자 찬인 引 분헌관 入就 拜位' 에서 알자와 찬인은 분헌관을 이끌어(인) 절하는 위치(배위)로 입취(就자는 나아갈 취) 즉 안내하시오란 말이 됩니다.
따라서 한자의 의미를 조금만 되새기고 한번쯤 홀기의 내용을 정독하면 내용이 썩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초헌관이 제물이 제대로 진설되었나 살펴보고,
이어 축관이 개함(신위를 보관하는 함의 문을 여는 것), 개독(술통의 뚜껑을 여는 것), 향촉(양초에 불을 붙이는 것) 등의 절차를 거친 후,
행전폐례가 시작 됩니다.
이때 삼상향으로 향을 피우게 되며 향합을 받드는 분을 봉향, 향로를 헌관 앞으로 옮기고 향을 올린 후 제자리로 원위치시키는 분이 봉로입니다. 이어 폐(비단)를 헌관에게 전하고, 다시 받아 신위전에 올리는 역할을 축관이 합니다.
이어서 초헌례를 행합니다
초헌관이 첫 잔을 올리고, 축관이 독축을 하게 됩니다.
향교의 석전대제시 제주는 3 종류 술을 쓰며, 술을 빚을 때 처음 단계에 나오는 거친 술로, 일반적으로 단술을 쓰며(예제), 다음은 약간 거친 술로 앙제(탁주). 3번째 올리는 잔에는 청주(맑은 술) 순서로 올립니다.
일반 서당의 향례에서는 맑은 청주만 쓰기도 하나 봅니다.
준과 관련하어 樽所의 준자는 술통 준, 사준은 술을 따르는 사람. (준자는 비슷한 글자가 몇 있다. 樽. 墫. 罇(술두루미 준) 모두 술통을 의미합니다.)
작과 관련하여 작(酌)은 따를 작. 작(爵)은 잔 작(대로만든 술 국자)으로 구분됩니다.
아헌례
아헌례 이하에서 독축은 하지 않습니다.
찬창은 나오는 문(맨 좌측 문)쪽에 서서 홀기의 내용에 따라 행사의 진행 상황을 살펴가며 제관이 그 동작을 마쳤을때 그 마쳤음을 복창(홀기의 마지만 단어)하여 집례에게 알림으로써 행사가 원할하게 진행되도록 합니다.
종헌례를 올리고,
다음은 음복례와 수조례를 진행합니다.
음복례에는 초헌관이 복주를 마시는 일과, 수조례라 하여 헌관으로 부터 수조(고기)를 받는 행위로 제물을 같이 나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수조는 축관?이 전작?이 초헌관에게 드리면 헌관이 도로 전작에게 주고, 전작이 동쪽 계단으로 가지고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안주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분이 많은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헌관이하 제 집사 재배,
축관의 폐비. 폐독......
망료례를 끝으로 초헌관 앞에서 알자(집사)가 예필을 마지막으로 향사를 마친다.
이후 찬창과 집례가 재배를 올리면 실질적인 행사가 마무리 되는 셈입니다.
우중에 진행된 향사어서 조금 어수선 했지만 잘 마쳤습니다.
제를 지낸 후 제각 부속사에서 다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옛 유림들은 선인들을 추모하는 행사에 초청된 분들에게는 여비를 지급하여 주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입니다. 석전 또는 향사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우리지역에 유계의 전통이 남아있는 곳이 여럿 있습니다. 하루 지역 원근의 유림을 초청하여 음식을 대접하고 선조를 기리는 행사로 전통 문화의 한 행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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